지난 한달간 캡티바 2회, 싼타페DM 1회 시승을 하면서 두 차량을 직접 비교할 수 있게 되었다.
원래 내 계획은 올해 가을 쯤에 SUV를 구입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싼타페, 캡티바, 쏘렌토R, 렉스턴을 구매리스트에 올려 두었다.
일단, 렉스턴은 후륜구동이라서 탈락시켰다. 눈길이나 자갈길에서 운전할 자신이 없었다.
그 다음으로, 쏘렌토R을 직접 3일간 운전하면서 꼼꼼히 살려보았는데... 3천만원짜리 SUV 치고는 모든 것이 허술했다. 감성품질이 빵점이라서 구매리스트에서 탈락!
결국, 남은 후보가 싼타페와 캡티바이다.
4월에 캡티바를 먼저 시승했다. (싼타페DM은 아직 현대차 대리점에 준비되어 있지 않아서..)
캡티바는 가격에 비해서 아주 훌륭했다. 운전을 해보니까 기본기가 잘 된 SUV라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 게다가 안전도평가점수도 아주 좋았다.
그리고 어제 싼타페DM을 시승했다.
(참고로, 내가 운전한 차량은 2200cc 4륜구동 최상위 옵션. 차량 가격은 4천2백만원짜리였다)
지금 소유한 차량도 싼타페라서 운전할 때의 느낌은 비슷했다. 그래서 금방 적응이 되었다.
단, 운전석에 앉을 때... 구현 싼타페보다는 밑으로 푹 꺼지는 느낌이 있다.
그래서 전동시트를 최대한 위로 올려서 세팅하고 운전해야 했다.
요즘 성인의 평균 신장이 커져서 시트도 이렇게 만들어진 것 같다.
출력이나 민첩성은 구형 싼타페랑 차이가 별로 없어 보인다. 아주 조금의 차이만 있을 뿐 별반 다르지 않다.
4200만원을 주고 구입하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크게 다른 점을 찾기 어려웠다.
시승을 하고 나니 더 망설여진다. 광고를 볼 때는 꼭 싼타페DM으로 구입해야지 했는데...
직접 시승을 해보니까, 구형과 큰 차이가 없어서 아주 실망 ㅡ.ㅡ
구형에 비해서 둥글둥글한 선을 직선으로 펴고, 깍은 것이 좋아 보였으나, 아직도 펴야할 주름이 많다. 이 플로이딕 스컬프쳐는 없애는 것이 더 좋겠다. 어린 아이 장난의 낙서도 아니고... 이게 무슨 디자인 철학이라고 하는겐지. 외관에 있는 주름과 뒷쪽의 위로 올라간 곡선 때문에 더 둔하게 보인다.
눈에 보이지 않는 스펙이나 옵션이 추가되다보니 체감상 다른 점을 찾기 더 어려웠다.
시승하면서 특이할 만한 사항을 리스트로 정리하면 이렇다.
- 파워트레인
- 디젤 e-VGT 2.2
- 지금 타고 있는 구형 싼타페가 VGT 2.0인데, 큰 차이는 못 느꼈다.
- 체감상 구형보다 10% 정도 좋아진 것 같다. (제원표는 믿을게 못돼..)
- 전동식 파워스티어링(MDPS)
- 이건 확실히 좋다.
- 구형 싼타페보다 핸들이 훨씬 부드럽고 반응이 좋다.
- 액티브 에코 시스템.
- 이 기능을 켜고 달렸는지, 끄고 달렸는지 기억이 안 난다. ㅜㅜ
- 아무튼 한산한 국도를 달렸는데 연비는 시승하는 동안 9.3km/L가 나왔다. (최악~~)
- 서스펜션
- 항상 그렇듯이 현대차의 서스펜션은 물렁하다.
- 쉐보레 캡티바보다는 많이 물렁하고, 구형 싼타페보다는 단단한 것 같다.
- 4륜 구동
- 도로 포장이 잘 되고, 직선인 국도만 달려서 체감을 못 했다.
- 외관
- 남자인 내가 보기에는 쭉쭉 뻣는 직선미가 더 가미되면 좋겠다는 생각임.
- 내 아내는 아주 좋다고 했다. 아마도 여성은 굴곡이 들어가야 멋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 19인치휠이 큼직해서 힘있게 달릴 것 처럼 보인다. (모양만 그렇고 힘있게 달리지는 못 한다. ㅡㅡ)
- 이중접합 차음유리
- 이것 때문에 정숙성이 많이 좋아졌다.
- 캡티바랑 비교해볼 때, 아직은 캡티바의 정숙성보다는 부족한 것 같다.
- 그래도 과거의 싼타페보다는 훨씬 조용하다.
- 파노라마 썬루프
- 처음에 작동시켜 보고 놀랬다.
- 하늘이 뻥 뚤려 보인다. ^^
- 그러나 좋은 것은 잠시일 뿐... 시승한 날 기온이 20도 정도 되었지만.
파노라마 썬루프를 열어놓으니까 실내는 푹푹 찐다.
아내랑 나랑 금방 땀으로 목욕을 했다. - 선선한 날에는 유용할 것 같다.
- 운전하는 재미가 두배 정도 증가하는 듯.
- 안전
- 에어백
- 시승할 때 에어백이 터지지 않아서 뭐라고 말할 수 없다.
- 영업사원이 좋다고 하니까 좋은 줄 알고 탔다.
- VDC
- 워낙 곱게 운전을 해서 VDC가 작동하는 것을 못 봤다. ㅜㅜ
- ESS
- 급제동을 해봤어야 하는데, 동승한 아내를 위해서 테스트를 못 했다.
- 차로이탈경보
- 이것은 유용한 장치이다.
- 시승할 때 살짝 차로를 벗어났더니 바로 계기판이 깜빡깜빡하면서 경보음까지 난다. (띠리리~ 띠리리~ 이런 식으로 소리가 난다)
- 내장
- 특이한 사항이 없었다.
- SUV 치고는 곱게 내장을 설계했다. 기존 싼타페랑 비교해서 월등하게 좋다는 점은 없다.
- 캡티바와 비교해서는 캡티바에 10% 정도 점수를 더 주고 싶다.
- 현대차도 내부공간 활용을 잘 한다고 평가를 받는데, 싼타페와 캡티바를 비교해보면 캡티바가 조금더 내부 공간을 잘 활용한 것 같다.
- 시트
- 질감, 감성품질 모두 괜찮았다.
-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 쿨링 시트를 작동시켜보지 못했다. ㅜㅜ
- 운전석의 경우, 구형보다는 살짝 시트 포지션이 낮아진 것 같다. 그래서 처음에 시승할 때는 적응이 안 되었다. (마치 세단의 운전석 처럼 땅으로 꺼진 느낌)
- 편의
- 에어컨
- 많이 아쉬운 부분이다.
- 구형 싼타페도 여름에 에어컨을 켜면 짜증이 밀려왔는데, 신형도 마찬가지이다.
- 에어컨 송풍구에서 "휘~~휘~~" 하는 소리는 엄청 크게 나는데 실내는 시원하지 않다.
- 정확하게 말하면, 앞 공간은 덥고, 뒷 공간은 시원하다. (울 아들이 뒷좌석에 있었는데, 뒷좌석은 시원했다고 한다)
- 울 아내는 앞 좌석에 있어서, 시승하는 내내 덥다고 불만이었다.
- ECM룸 미러 (하이패스 포함)
- 낮에 운전해서 ECM이 동작하는 것은 확인 못했다.
- 구형이랑 비슷하겠지... ECM이 좋아져봤자 거기서 거기 아니겠는가.
이렇게 정리해놓고 보니, 캡티바 하고 싼타페 사이에서 더 갈등이 생긴다.
서로 일장일단이 있다보니, 이 둘의 장점을 잘 섞은 차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1억원짜리 외산 고급형 SUV도 부족함이 있다는데, 4천만원짜리 차는 오죽하겠는가... ^^
[시승하면서 아쉬운 점]
고속 주행시 승차감을 체감해봤어야 하는데... (풍절음, 엔진소음, 묵직함, 크루즈 기능 등)
현대차 영업소에서 5km 거리에 고속도로 입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승시간이 30분으로 제한이 있어서 고속도로를 못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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