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7월 7일 금요일

20년 전, 처음으로 돈을 받고 프로그램을 개발한 기억

딱 20년전, 이때쯤이다.
1997년 여름. 나의 대학교 2학년 여름 방학이 시작되었다.
기말시험을 치르고, 밀린 SW 프로그램 과제를 제출하느라 정신없다가 갑자기 방학이 시작되니까 공허해졌다.
나는 갑자기 닥친 공허함을 달래기 위해서, 그리고 생활비를 벌기 위해서 아르바이트(단기 돈벌이)로 무엇을 할까 고민하고 있었다.  바로 그때 서강대학교 행정부서의 어떤 직원에게서 연락이 왔다. (나를 어떻게 알고 연락을 했는지 모르겠다. --)

학교 행정부서의 웹서버와 웹페이지를 만들어 줄 수있냐는 문의였다.
간단한 MS-DOS 응용 프로그램, CGI 프로그램 정도는 만들 줄 알았고, HTML의 모든 TAG는 암기하는 수준이고, Java Script를 다룰 줄 알았기 때문에 학교 행정 직원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지금은 구닥다리 테크닉이지만, 90년대 중반에 이런 것을 하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ㅋㅋ)

학교 행정 부서의 요구 사항은 이랬다.
 - 서강대학교 전체 웹 서비스에 대한 검색 기능 개발 (막막했다. 검색 엔진을 어떻게 만드는지 몰라서)
 - 외국에 거주하는 서강대학교 졸업생을 위해 증명서 접수를 할 수 있는 웹 접수 창구 개발
 - 학적 관련 안내 서비스
 - 병무 관련 안내 서비스
 - 기타 ...

개발 기간은 2학기 시작하기 전까지 ^^
여유로워야할 여름 방학이 갑자기 분주해졌다.

HW 준비하고, Linux OS설치하고, Apache Web Server 설치하고, Web service story board 작성하고, HTML과 JPG 이미지 파일로 GUI 제작하고, CGI로 민원 접수 처리하는 기능 만들고, DBMS가 없어서 직접 DB처리하는 SW 만들고...
돈을 받고 일을 하니까, 장난 삼아서 만드는 것이랑 심적 부담이 달랐다.
대학생 아르바이트라고 하기에는 보수(개발비)도 많았다. 다른 친구들의 알바 급여보다 3~4배 정도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대학교 2학년 여름 방학에 숨 넘어가는 줄 알았다.
CGI를 C언어로 개발하다보니 개발 속도는 더디고, 그때는 Debugging Tool이 좋지 않아서 테스트할 때 문제 해결하는 시간도 길었다. 우여곡절 끝에 개발 완료하고 2학기부터 웹 서비스를 시작했다.

헐~ 반응이 좋았다.
그 당시 서강대 학생들 중에 내가 만든 웹 서비스를 안 쓴 사람이 없을 정도...
웹 서버 로그를 보고 있으면 쭉쭉 로그가 올라갔다..

해외에서 증명서 발급 접수 신청한 것이 DB에 저장된 것을 보니까 뿌듯했다. ^^

아마추어의 첫 일 치고는 그럭저럭 잘 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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